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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ge/해외 드라마

체르노빌: 가이드 리뷰 (노 스포일러)

 

 

체르노빌 (Chernobyl), 2019

주연: 자레드 해리스, 스텔란 스카스가드, 에밀리 왓슨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다룬 드라마, 체르노빌 가이드 리뷰입니다.

 

최근 종영된 HBO의 5부작 미니시리즈인 체르노빌은 역대 최고의 드라마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물론 2010년 이후의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최고의 드라마는 브레이킹 배드라고 생각하지만 체르노빌은 그 결이 다르고 사실에 기초한 재난 드라마이기 때문에 뭐가 더 낫다 하기에는 사실 좀 어렵습니다.  비록 아주 약간의 허구와 과장된 부분이 섞여있기는 하지만 역사적 사실에 매우 충실하고 원자력 발전소의 폭발, 방사능 오염, 사건의 은폐, 사고의 수습과 진상규명, 과학자로서의 양심과 도덕, 이데올로기의 갈등까지 스토리를 세심하고도 냉철한 시각으로 전달하여 그야말로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한 편으로는 굉장히 용기 있는 작품이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또한 배우들의 연기도 매우 훌륭하여 극이 던지는 메시지는 더욱 효과적으로 작용했고 끔찍한 재앙인 방사능 유출에 대한 비극적인 상황 안의 목소리도 아주 생생 했습니다.

 

 

인간 =  바이오 로봇


아울러 옆 나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태도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구요. 현 시국에서는 더더욱 그렇죠. No Japan.
 
HBO는 욕을 바가지로 먹었던 왕좌의 게임의 처절한 마무리를 체르노빌로 바로 극복하였습니다.  그저 사실의 전달로도 시종일관 긴장이 멈추지 않는 드라마, 방사능에 대한 재앙만이 아닌 원전 사고 이면의 끔찍한 스토리도 알려주는 드라마.  체르노빌입니다.

 

 

역대급 연기를 보여준 세 사람

 

체르노빌 원전 사고

 

냉전의 시기인 1986년 4월 26일.  당시 소비에트 연방이었던 우크라이나, 프리피야트 지역에 위치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는 실험 도중 발전소가 폭발하는 사고가 일어납니다.  이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정부는 사고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회의 책임자로 보리스 슈체르비나 부의장, 물리학자인 발레리 레가소프 교수, 드라마 속 가공의 인물인 벨로루시 연구소의 울라나 호뮤크 등 3명의 핵심 인물들을 중심으로 극은 진행됩니다. 
초반 체르노빌은 매우 일시적이고 단순한 사건으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사고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발전소의 기술자들은  실제로 자신들의 하는 일에 대해서는 대단히 미숙했고 그 주변인들, 예를 들면 정부 공무원들은 이런 끔찍한 사고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소련의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한 정상적인 대외적인 모습에만 치중하는 이중적이고도 위선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정말 답답하죠.

 

 

 

불타는 체르노빌


보이지 않는 총알 보이지 않는 공포

체르노빌은 블록버스터급 재난작품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화려한 특수효과보다는 매우 농축되고 차가운 이미지와 방사능 수치들을 주로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 둘만으로도 방사능에 대한 위험성은 매우 효율적으로 전달됩니다.  방사능 낙진으로 황량해진 도시의 모습이나 모든 생명체가 죽거나 사라진, 정적만이 흐르는 자연을 보며 저는 제 눈앞의 TV 화면에서 방사능이 날아올 것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베크렐, 시버트 등등 눈에 보이지 않는 방사능에 대한 과학적인 자료들은 조금은 추상적인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방사능에 대한 촉감 마저도 전해지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이 외에도 방사능에 오염된 사람들의 모습들은 대단한 시각적 충격을 주었습니다.   

 

 


진실, 그리고 인간의 희생

이런 비참한 사건, 끔찍한 재난의 배후에는 인간이 있었고 재난의 해결에도 인간이 있었습니다.  물론 해결 과정은 재난의 시작과는 다르게 인간의 희생이 필연적으로 따르게 됩니다.  체르노빌은 사고의 수습을 위해 일했던 실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당시의 많은 희생자들에게 체르노빌의 제작진들은 분명 경의와 조의를 표하려고 했습니다. 드라마를 가능한 진실되고 설득력 있게 만들려고 했고 또한 그것은 성공했습니다.

이데올로기의 갈등은 체르노빌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은 지금의 현재까지도 어딘가에서는 계속 이어지고 있구요.  거짓말과 은폐로 뒤덮인 참사들은 항상 진상규명을 요구 받습니다.  대참사의 역사를 다루는 HBO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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