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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ge/영화

감독 열전 - 마틴 스콜세지 (아이리시맨부터 택시드라이버까지)

감독 열전: 마틴 스콜세이지

 

 

마틴 스콜세지는 살아있는 명감독 중 한 명입니다. 1942년생인 그는 곧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스타일리쉬한 연출감을 가진 감독입니다. 그 동안 무수한 명작들을 만들어 내었고 단순히 좋은 작품만이 아닌 흥행성도 함께 갖춘 몇 안 되는 네임드 감독이기도 합니다.  그런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신작이 넷플릭스로 공개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틴 스콜세지의 특유의 작법을 매우 잘 표현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 영상은 아이리쉬맨 혹은 마틴 스콜세지 영화를 더욱 재밌게 볼 수 있도록 만든 스포없는 아이리쉬맨 가이드 영상입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아이리쉬맨은 찰스 브랜트의 원작을 기반으로 즉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입니다.  책 제목의 의미를 의역하면 "네가 사람을 죽인다고 들었어"라고 해석이 가능한데. 여기서 페인트는 사람의 피를 뜻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영화 도입부에서 프랭크 시런의 입을 빌려 언급되기도 합니다.

 

 

 

원작. I head you paint houses

 

 


스토리는 극중의 인물인 프랭크 시런, 지미 호파, 러셀 버팔리노 즉 3명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이들의 연기는 훌륭하다는 말이 부족할 정도인 대 배우들이 맡았습니다. 저는 너무 반가웠어요.  로버트 드 니로와 조 페시는 마틴 스콜세지와 이미 오래도록 함께 작업했던 배우들이고 알 파치노는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아이리쉬맨은 이들의 흡잡을 데 없는 연기로 무려 3시간 동안 진행됩니다. 하지만 지루함이란 건 저는 느낄 틈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거미줄과 같은 캐릭터들의 향연장이 펼쳐집니다. 예를 들면 극중에 토니라는 동명의 인물이 다수 있습니다.

 

 

 

 

스콜세지 영화들의 세 가지 특징 사실성 / 캐릭터 / 내래이션

 


마틴 스콜세지 영화의 특징을 딱 3가지만 뽑으라고 한다면 저는 사실성과 캐릭터, 그리고 내래이션을 고르겠습니다. 그는 실화를 모티브로한 작품을 만들거나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있을 법한 사건들이나 환경을 작품의 전제로 합니다. 이는 바로 사실성과 연관되죠. 그는 평소에도 사실성을 영화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으로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인간의 삶은 영화와 같다'라고도 했었고요.

 

 

 

 

실제 인물의 회고록을 원작으로 했던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The Wolf of Wall Street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범죄자들 혹은 탈선한 캐릭터들이 주로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모두 있을 법한 인물이구요.  사회적으로 결함이 있거나 정상적이지 않은 캐릭터들이 나오고 이 캐릭터들은 마치 범죄를 모래성을 쌓듯이 차곡차곡 쌓아갑니다. 작품성과 흥행을 동시에 이루어내었던 디카프리오 주연의 '월스트리트의 늑대'에서는 부조리한 월가의 사람들이, 로버트 드니로가 나왔던 택시 드라이버에서는 사회를 경멸하는 택시 운전사가 나왔고 또 다시 로버트 드 니로와 레이 리오타 그리고 조 페시가 출연한 좋은 친구들에서는 바로 갱스터가 주인공이었죠. 그리고 성난 황소의 경우 겉으로는 권투를 내세우지만 사실은 가슴 아픈 인간에 관한 초상화입니다.  정상적인 인물은 없습니다.  게다가 욕도 잘하구요.

 

 

 

역시나 실화를 기초로 한 작품인 좋은친구들 GoodFellas

 

 


전체적인 화면의 미장센이나 작은 소품들까지도 스콜세지는 실제에 근거하는 편입니다.  물론 철저한 고증은 좋은 영화가 되기 위한 기본 중 기본이라고 저는 생각하지만 우리는 고증이 개판이었던 영화들을 그동안 종종 봐왔었죠. 마틴 스콜세지는 다른 감독들에 비해 고증에 좀 더 신경 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연출 뿐만이 아닌 프로덕션 디자인까지도 적극적으로 개입한다고도 할 수 있고요.  그리고 캐릭터들의 외모나 그 행동에서도 그는 현실성을 크게 부여합니다.  혹시나하는 시청에 방해가 될 만한 요소들을 사전에 모두 제거하는 거죠. 

 

 

 

 마틴 스콜세지, 로버트 드 니로 <성난 황소 Raging Bull>

 


그리고 그들의 목소리, 즉 내레이션을 동반합니다.  아이리쉬맨의 내레이션 기법은 1인칭 시점, 즉 주인공이 1인칭 화자가 되어 스토리를 이끌어가는데 이는 관객들에게 주인공의 말이 심리학적으로 믿을을 주게합니다. 화자가 극의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해설에 신뢰가 간다는 건 마치 관객과 같은 위치에서 주인공을 보듯이 자기와 거리를 두고 설명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러한 내레이션은 주인공의 내면과 심리를 관객들에게 아주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관객들은 주인공과의 친근감이 생기는 동시에 이야기의 힘도 상승하고요.

 

 

 

 

19세기 뉴욕 슬럼가를 잘 표현한 '갱스 오브 뉴욕' Gang of new york

 

 

 

내레이션 기법은 필름 느와르 장르에서 자주 사용되는 편입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주인공의 목소리는 그의 도덕성을 모호하게 포장하는 역할도 하니까요.  예를 들어 주인공이 전형적인 범죄자인데 이상하게 감정이입이 되고 그의 편에 서게 된다면 아마도 그렇게 만든 이유에는 내레이션이 큰 역할을 했을겁니다. 그리고 반복적인 플래시백과 플래시백 안에서 또 다른 플래시백이 있는 아이리쉬맨은 내레이션이 아주 잘 활용된 영화입니다. 플래시백과 내레이션은 거의 한 몸이기도 하고요.  영화의 시점이 과거로 갈 때 사용되는 내레이션이나 자막은 영화의 기본 장치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스콜세지 감독은 내레이션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감독이라고도 부를 수 있습니다.

 

 

 

마틴 스콜세지, 하비 카이틀, 로버트 드 니로 <택시 드라이버>

 



아이리쉬맨은 모처럼 만난 넷플릭스의 명작입니다.  그리고 스트리밍 서비스를 주름잡고 있지만 주류 영화계에서 만큼은 아직까지 비주류라 불리거나 푸대접을 받는 넷플릭스에서 만난 주류 영화 제작자의 작품입니다.  무려 3시간의 러닝타임은 시작하기에 조금 빡세보이지만 저는 지루함이 1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놀랐습니다.  느린 템포에서도 지루함이 없다는 건 연출이 훌륭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니까요. 물론 명배우들의 연기도 정말 좋았고 스토리텔링도 훌륭했습니다. 하지만 빠릿빠릿한 걸 좋아하는 분들은 어쩌면 지루한 작품일 될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