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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ge/오직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띵작 & 망작 3부

 

 

그리고 베를린에서, Unorthodox

★★★★

 

실화를 바탕으로한 충격적이고도 가슴시린 드라마

유대인 공동체에서 탈출하여 자신과 자신의 삶을 비로소 찾게 된다는 어느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폐쇄적이고 다소 비인간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유대인 공동체의 모습을 아주 사실적으로 그렸고 억압되었던 인물이 새로운 세상을 접하게 되면서 독립된 자유, 즉 한 인간으로써 누려야 할 당연한 자유와 권리를 찾는 과정을 섬세하게 전달합니다.   이 드라마는 데보라 펠드먼의 회고록을 모티브로 하여 제작하였습니다.  즉 실제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고 비 현실 같은 내용은 굉장히 충격적입니다. 

주인공 에스티는 억압된 인물입니다.  그녀는 뉴욕 브룩클린의 윌리엄스 버그라는 전통적인 유대인 공동체에 속해있습니다.  그녀에게 세상이란 오로지 그 유대인 공동체일 뿐입니다.  장소는 뉴욕이지만 외부 세계와 단절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녀는 이곳에서 도망치기로 계획하고 뉴욕을 떠나 베를린으로 오게 됩니다.  베를린에 도착한 에스티는 낯선 세상과 처음 마주합니다.  그녀의 삶이 베를린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는 거죠.

작품은 에스티의 2개의 삶. 베를린에서의 새로운 삶과 그 이전 뉴욕에서의 삶을 2개의 타임라인으로 보여줍니다.  이런 구조는 대조적이고 극단적인 다른 삶을 앞 뒤에 배치함으로써 에스티의 심리상태나 그 행동의 이유를 매우 설득력 있게 전달합니다. 드라마틱한 장면 없이 이야기 자체에 굉장한 호소력이 생기는 거죠. 그리고 억압된 인물이 새로운 세계를 접함과 동시에 선택의 자유, 공간의 자유, 배움의 자유, 결정적으로 마음의 자유을 얻게되는 과정은 많은 부분 감성을 자극합니다.

하지만 유대인 공동체의 모습들은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홀로코스트라는 역사적으로 굉장히 큰 외상이 남은 이들이지만 때때로 무섭게 묘사되고 비난 받아야 마땅해 보이는 공동체가 보여주는 신념들은 다소 시청을 힘들게 했습니다.   참고 하시구요.

에스티가 베를린을 배회하다가 어디선가 들리는 찬송가에 이끌려서 그들이 말하는 이도교 집단인 천주교, 즉 성당에 들어갔다가 눈물을 훔치는 장면은 짧지만제가 생각하는 이 작품의 핵심입니다. 어찌 됐건  그리고 베를린에서 저는 추천합니다.  

#추천 한인간의삶 #유대인공동체 #도망 #새로운삶 #슬픔과행복둘다 #감정이입 #우울 #섬세함 #감정 #실화바탕 #유대인공동체 #불쾌한섹스의묘사

 

 

 

워리어 넌, Warrior Nun

★★☆

 

판타지의 탈을 쓴 10대 취향의 오락물

닌자와 비슷한 검은색 복장과 미사포가 떠오르는 마스크를 한 수녀들. 워리어 넌은 수녀들로 구성된 천주교의 심장, 즉 바티칸의 비밀 조직입니다.  이들의 임무는 수세기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자신들의 적, 혹은 지옥의 악마들로부터 세상을 지키는 거죠. 주인공이자 10대 소녀인 에이바는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영안실에 있던 중, 헤일로라는 물건을 자신의 몸에 흡수하고 죽음에서 부활합니다.  헤일로는 초자연적인 힘을 부여하는 아이템이자 천사 아드리엘의 링인데. 헤일로의 힘을 빌려 죽음에서 부활한 거죠.  그리고 에이바는 워리어 넌, 헤일로의 선택을 받은 자로서 제 2의 삶을 시작하려 합니다.

워리어 넌은 벤던의 수녀 아렐라 Nun Areala 라는 만화를 원작으로 했습니다.  그리고 포스터의 비주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젊고 화려하고 스타일리쉬한 오락물입니다. 악마들이나 계속해서 때려잡는 그런 드라마는 아니라는 거죠. 물론 악마가 나오긴 합니다만 그 분량도 아주 적습니다. 대신 영웅, 혹은 수퍼 히어로, 혹은 선택받은 자 라는 작품들의 공통된 초반의 서사처럼 이 작품또한 많은 부분을 에이바의 방황과 깨닳음에 할애합니다.  전투보다는 에이바의 사랑이야기, 에이바의 버킷 리스트라고 해야겠죠. 순하디 순한 에이바라는 캐릭터에 매력을 아주 오랜 시간 만날 수 있습니다. 공격적이었던 초반 에피소드와는 다르게 그 중반까지의 템포도 아주 느리고요. 그래서 만약 통쾌한 몬스터 액션을 기대하신다면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게 아니고 예쁜 사람들이 나오고 가벼운 이야기 혹은 가벼운 대사들이 좋으신 분들에겐 아주 좋습니다. 아주 만족스럽죠. 주인공 캐릭터에게 상당한 공을 들입니다. 에이바가 살아왔던 과거를 비춰보면 필수적인 내용이기도 하고요. 그게 좀 길고 쉽게 버려져서 문제지만. 하지만 진짜 문제는 스토리 텔링입니다. 이 작품의 1차적인 재미는 에이바라는 매력적인 여캐이고[포르투갈 여배우 Alba Baptista], 2차적인 재미는 숨은 음모가 섞인 스토리인데. 그 음모를 터트리는 방법에 문제가 있습니다. 이건 스포일러라서 얘기를 못하고 판타지 장르에서 개연성을 따진 것 또한 맞지 않아서 말씀을 안 드리지만 서프라이즈가 너무 합니다. 제가 모호하게 얘기하는 점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말하면 스포니까요.

워리어 넌 시즌1은 수녀의 탈을 쓴 판타지 장르의 하이틴 드라마이자 가볍게 볼 수 있는 드라마입니다.  예쁘고 잘생긴 캐릭터가 등장하는 스타일리쉬한 드라마에 끌리신다면 추천합니다.

#판타지 #조금의액션 #몬스터 #10대취향 #오락물 #가벼운대사 #여자캐릭터를보는재미 #예쁨 #은근히엘런페이지닮음 #스페인 #로마

 

 

 

올드 가드, Old Guard

★★

 

불멸자라는 매력적인 소재

불멸자라는 존재, 즉 늙지 않거나 죽어도 다시 부활하는 불멸자들은 그동안 영화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했습니다.  해박한 지식을 뽐내며 지적 즐거움을 주었던 맨 프롬 어스, 엑스맨 시리즈로 익숙한 울버린, 꿀잼이지만 1개의 시즌으로 아쉽게 끝났던 드라마 포에버, 가까운 우리 한국에서는 도깨비까지.  불멸자라는 소재는 은근히 우리와 친숙합니다.  또한 지겹지 않고 아주아주 매혹적인 소재죠. 영생이란 대부분 사람들의 바람이니까요. 올드 가드는 바로 이런 불멸자, 즉 영생을 기초로 한 영화입니다.  다만 오래된 경호원? 혹은 늙은 경호원 정도로 직역이 가능한 제목처럼 다른 작품들과는 선을 긋고 역할 또한 한정을 짓고 갑니다.

일단 올드 가드는 띵작 수준은 아니지만 재밌습니다. 소재도 좋고 전반부는 아주 훌륭해요. 지루함 없이 불멸자들이 갖는 유니크한 소재를 아주 잘 활용합니다.  상처를 입으면 힐링되고 흥미로운 과거의 모습 까지.  볼만한 내용들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집중도 잘 되죠.  하지만 전반부를 지나며 환상적인 소재에 비해서 그 스토리텔링이나 연출이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이미 다른 작품들에서도 접했던 것 같은,  어디선가 본듯한 신선하지 못한 내용들이 더러 보이기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더 잘 만들 수 있는 소재인데 그게 안 된다고 해야 할까요? 속된 말로 2% 부족합니다. 한 마디로 캐릭터들의 서사가 좋은 말로 너무 겸손하고 나쁜 말로는 깊이가 부족합니다. 많이 아쉽죠. 영화는 시간과 수명을 초월한 인간 나름대로의 철학적인 모습과 퀴어 로맨스가 전면에 등장하는 PC주의적인 모습도 담고 있습니다. 이제 PC주의는 넷플릭스 작품에서 필수조건 같아요. 전투씬의 경우는 나쁘지 않았으나 속된 말로 전형적이었고 중세 시대에 나올 법한 무기들도 사용하지만 이상하게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이것 또한 어디선가 봤던 장면이라는 거죠.  신선한데 신선하지가 않아요.  제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요? 

이 작품은 동명의 만화가 원작입니다.  그리고 DC코믹스나 마블의 어벤져스 등과 같이 넷플릭스가 끌고가려는 코믹스 실화 영화 시리즈 중 한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들처럼 거대한 유니버스가 존재하지는 않지만 이전 디펜더스 시리즈부터 최근에 워리어 넌이나 위쳐 등의 작품을 보면 코믹스 기반 영화에 넷플릭스가 욕심을 낸다는 게 저는 느껴집니다.  

올드 가드는 괜찮은 오락영화입니다.  그리고 후속편이 기대되는 영화입니다.  이 작품이 재밌어서가 아니라 후속편에 대한 예고 때문입니다.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엔딩 영상과 관련된 인물이 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뇌리에 박혔던 인물이에요.  공감하시는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올드가드는 불멸자라는 소재에 끌리시거나 샤를리즈 테론을 좋아하신다면 기대 없이 보시길 추천하고 그게 아니시더라도 추천합니다.

#불멸자 #매력적인소재 #샤를리즈테론 #힐링팩터

 

 

 

신은 나에게 직장을 주어야 했다, Derapages

★★

 

처음부터 끝까지 강렬하다.

요 근래에 가장 재밌게 봤던 드라마 중 하나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된 프랑스의 로컬 작품이고, 2005년 실제 사건을 바탕했던 동명의 프랑스 소설이 원작입니다. 즉 신은 나에게 직장을 주었야 했다는 실화를 모티브로한 드라마입니다.  참고로 왕년의 맨유 공격수였던 에릭 칸토나가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어째 좀 낯이 익죠ㅎ...

제목을 보면 뭔가 손이 선뜻 가지는 않습니다.  근데 무려 원제는 실업자 입니다.  만약 실업자가 드라마의 제목이었다면 아마 저는 평생 못 봤을 것 같습니다. 

50대 가장인 알랭은 실직자입니다.  공과금은 밀렸고 대출금 또한 아직 많이 남아있어서 그야말로 큰일이 난 상황이죠.  그러던 어느 날 한 대기업에서 입사 시험을 제의 받습니다.   알랭은 실업자에서 벗어나고자 이, 지긋지긋하고도 절망적인 자신의 삶에서 벗어나고자 시험을 준비합니다.  하지만 그 회사의 입사 시험은 바로 아닌 가상의 인질극이라는 사실을 알랭은 알게 됩니다.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알랭의 입장에서는 인질극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합격을 해야겠다는 마음 뿐이죠.  그렇기에 합격을 위한 필사적인 노력을 시작합니다. 

이 작품은 반드시 합격해야만 한다는 주인공의 절박함과 이 절박함에서 나온 광기와 같은 행동들, 그리고 기업의 탐욕,  노동과 관련된 사회적 갈등을 내용의 기반으로 합니다.  여기서 수반되는 수많은 계략들과 음모, 그리고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들은 별다른 서스펜스 장치 없이도 충분한 스릴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의 불평등과 곪을대로 곪아버린 그의 마음이 느껴지는 장면들은 한 편으로 마음을 씁쓸하게 합니다.

이 작품은 주인공을 다루는 데에 있어서 브레이킹 베드의 월터 화이트와 유사합니다.  절망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이 도덕적으로 망가지면서까지 잘못된 일에 집착하는 모습은 고통이나 욕망을 특정된 욕구로써 표현하는 브레이킹 배드의 하이젠버그와 아주 닮았습니다. 

신은 나에게 직장을 주어야 했다.  추천합니다.  

#프랑스드라마 #사회적갈등 #비열한자본주의 #안티히어로 #어색한번역 #추천

 

 

 

넌 실수였어, Wrong Missy

★★☆

 

뻔하지만 그래도 유쾌한 코미디

포스터를 보면 뻔한 기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바로 로맨틱 코메디죠. 여기에 의역된 제목이 주는 느낌을 더한다면 더 뻔해 집니다. 이 뭔가 점잖은 영화는 아니겠구나.

넌 실수였어는 아무런 기대없이 보면 좋은 영화입니다. 저도 그랬구요. 하지만 호불호가 좀 갈릴 수 있습니다. 극중의 여주는 왈가닥 캐릭터인지라 좋게 보면 좋고 안 좋게 보면 안 좋은 모습들이 많이 연출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코메디에 선이 있다면 그 경계에서 아찔하게 줄타기를 하는 거죠. 사람에 따라 무례할 수도 있고 유쾌할 수도 있는 유머 코드입니다. 완전히 케바케 사바사입니다. 저는 시청 초반에 좀 힘들다가 뒤로 갈수록 괜찮아졌습니다.  어느 덧 영화 속 여주를 이해하기 시작한 거죠. 그리고 그 배우에게는 연민의 감정까지도 느꼈습니다. 아 연기하기 정말 힘들었겠구나.

이 영화는 추천도 비추천도 하지 않습니다.  띵작은 당연히 아니고 작품성을 논할 케이스는 더 더욱 아니구요.  다만 왈가닥 캐릭터도 잘 볼 수 있다 하시는 분들과 좀 웃고 싶다 하시는 분들에게는 강력 추천합니다.

#영화 #왈가닥코미디

 

 

 

스페이스 포스, Space Force

★★

 

미국에 대한 풍자

스페이스 포스는 현실 속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비밀리에 있을 법한 [하지만 사실입니다] 미국의 우주군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입니다.  우주의 패권, 군사적 상징성에 목을 매는 미국이라는 나라와 지저분한 트위터로 유명한 그 나라의 대통령 등 약간의 조롱이 섞인 사회 풍자를 작품에 기초로 하였습니다.  코미디언 출신 배우이자 미드 오피스로도 유명한 스티브 카렐이 주연을 맡았고 오랜만에 만나는 존 말코비치가 매우 반가운 얼굴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한 명 더 프렌즈의 피비. 리사 쿠드로도 나오죠.

스페이스 포스는 군대가 배경이지만 전투나 전쟁과는 거리가 좀 멉니다.  장르가 코미디인 이유도 있지만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그 내용은 대통령에 대한 풍자, 미국 사회에 대한 풍자, 그리고 어리석은 군사적 상징에 대한 풍자가 그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무능한 조직, 혹은 무능한 캐릭터들의 농담 같은 진담들이 이 드라마에는 가득 차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도하게 버려지는 예산을 제외하더라도 우스꽝스러운 시험을 진지하게 대하는 극 중 캐릭터들의 모습은 많은 웃음을 자아냅니다.  하지만 무차별적으로 뿌려지는 농담들의 양의 비해서 빵 터지는 부분은 의외로 적은 편이고 이런 개그들 때문에 루즈한 스토리의 전개가 더욱 튀어 보일 때도 있습니다.  여기서 튐이란 안 좋은 튐이겠죠.  아쉬운 부분입니다.  또한 코미디 혹은 오락물이지만 정치적 풍자에 기초한 내용이 존재하기 때문에 어쩌면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가릴 수도 있구요.

정리하자면 만약 스페이스 포스에서 오피스를 기대한다면 아마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취향을 상당히 타는 작품 인지라 먼저 1편 보면서 결정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미국 #우주군 #코미디 #풍자 #티키타카 #농담 #가족 #트위터 #달 #스티브카렐

 

 

 

라스트 데이즈 오브 크라임, The Last Days of American Crime

 

수면제

프롤로그부터 망조가 보인 영화입니다.  경험상 처음 10분 안에 실망하는 영화는 대부분 마지막도 비슷했는데 이 영화는 그걸 뛰어넘어 아주 심각합니다.  무려 러닝타임이 2시간 반짜리를 저는 5시간 정도 투자했습니다.  보는 중간에 2번이나 잠들어서 다시 돌려보느라 이렇게나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중심이 없는 시나리오, 감독이 하고자 하는 얘기가 대체 뭔지 1도 모르겠고 특별한 메시지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이야기만이라도 잘 전해주면 좋겠는데 라스트 데이즈 오브 크라임은 그 기본이 안 됩니다.  심지어 머리를 굴리지 않아도 되는 액션 장면에서는 차에 총을 난사하는데 구멍 하나가 안 납니다. 시청자를 바보로 아는 건가요?  라스트 데이즈 오브 크라임.  2시간 반짜리 망작입니다.

#영화 #나는소중한2시간반을버렸다

 

 

 

저주받은 소녀, Cursed

★★☆

 

멋있어 보이는 건 일단 다 넣어본 판타지 드라마

[사전 취향 조사]
1. 마법이나 검술이 등장하는 중세 판타지 장르를 좋아하시나요?
2. 아서 왕의 전설, 혹은 원탁의 기사에 대해 알고 있거나 관심이 있나요?
3. 운명을 거스른 영웅적인 캐릭터의 성장기를 좋아하시나요?
4. 캐릭터와 함께 성장하는 드라마가 있다면 보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여기에 모두 해당되신다면 저주받은 소녀를 꼭 보시길 바랍니다. 만약 한 개 정도 빠졌다면 조심스레 추천하고, 나는 넷 다 아니다  라고 하시면 완전 탈락입니다.

저주받은 소녀는 맛있는 섞어 찌개 혹은 니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이것 저것 다 넣어봤어 라는 말이 딱 떠오르는 드라마입니다.   자신의 운명을 거스르며 제 갈길 가려는 어느 저주 받은 소녀와 가공할 능력을 가진 마법 검, 아서, 멀린, 우서 펜드래건까지 딱 아서 왕의 이야기가 떠올려지는 캐릭터들, 그리고 마법사를 비롯해 여러 흥미로운 직업들과 인간을 포함한 무수한 판타지 속 종족들까지.   재밌을 만한 건 다 넣었다고 봐야 하는 드라마입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왕좌의 게임이나 반지의 제왕이 딱 떠오릅니다.  그 수준이 비슷하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라 넷플릭스의 바람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요?  우리도 그런 시리즈 만들고 싶다. 정도로 해석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주받은 소녀는 호불호가 확연히 갈립니다.  루루루. 루머의 루머의 루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배우인 캐서린 랭포드가 주연을 맡았는데.  연기도 연기지만 주인공 자체에 매력이 없습니다.  능력은 출중하지만 그 능력 만큼의 인물로는 안 보인다는 거죠.  캐릭터 구축의 실패입니다. 시나리오의 실패고요.     서두에서도 얘기했듯이 좋은 건 다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토리가 산만합니다.  불필요한 내용도 많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지루합니다.  목적도 보이지 않습니다.  개연성도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때때로 이해 못할 상황도 발생합니다.  액션은 평이합니다.  CG는 평균 혹은 그 이하입니다.  잔인한 장면도 종종 연출됩니다.  아...이 정도면 거의 망작급이군요.  하지만 제가 망작에 넣지 않는 이유는 시즌이 진행되며 그 수준이 기가 막히게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5개 에피소드는 정도는 넘겨야 캐릭터에게 매료되며 스토리에 깊이도 슬슬 생긴다는 겁니다.  첫 눈에 반하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저주받은 소녀는 그게 안 되는 것이구요.  정말 저주받았습니다.

저주받은 소녀는 호불호가 굉장히 갈리는 드라마입니다.  취향 조사에서 만점을 받으셨다면 보시길 추천드리며 2개 이하는 패스하셔도 무방합니다.

#중세판타지 #영웅 #마법 #검술 #아서왕 #좋은건다넣었음

 

 

 

다크 시즌3, Dark S03

★★

 

독일 최고의 넷플릭스 드라마

3번째 시즌을 마지막으로 이제는 종영된 독일 드라마인 다크입니다.  시간 여행을 주요 소재로 복잡한 인물들의 관계와 그 인물들인 갖는 다중 시점 내러티브, 그리고 비 순차적으로 구성된 일련의 사건들이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듣기만 해도 복잡하죠.  참고로 다크는 저의 예전 영상인 넷플릭스 추천 드라마 5위에 랭크 되어있습니다.  이 때 까지만 해도 시즌2였는데 마지막 시즌까지 마치고 보니 역시나 5위에 딱 걸맞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만큼 마무리까지 좋았다고 볼 수 있죠.

다크는 시간 여행과 그에 따른 부작용인 부트스트랩 패러독스, 즉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인과 관계를 정확하게 알 수 없는 모순이 이 작품의 아웃라인입니다.  너무 많은 시간 여행으로 변화한 여러 시간대의 모습은 그 원인을 찾지 못할 정도로 꼬이고 꼬인 거죠.  그리고 아웃라인이란 쉽게 설명하면 작품의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나 큰 틀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다크는 단순한 아웃라인 위에 디테일을 극도로 살린 드라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확히는 '인물들의 동기', 즉 욕망 하나로 무려 3개의 시즌을 이끌어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다크 시즌1의 경우는 메모가 필요했던 드라마였습니다.  그만큼 복잡했고 셀 수 없이 다양한 인물들과 익숙차 않은 독일 사람들의 이름까지 정말이지 뭐가 뭔지 이해가 안 가서 때론 집중이 힘들 때도 있었습니다. 우스갯 소리로 어떤 인물들이 등장할 때는 이름 자막이라도 나와줬으면 하는 바램도 진심 있었구요.  하지만 작품의 마무리, 정확히는 모든 시즌의 마무리가 이러한 과정들을 모두 잊게 할 만큼 천재적입니다. 시즌을 마칠 즈음에는 모든 게 이해되는 거죠.  다크는 복잡하지만 그래도 참고 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독일 최고의 넷플릭스 드라마입니다.  추천합니다.

#시간여행 #다중우주 #복잡한구성 #하지만간단한구성 #인간의욕망 #독일드라마 #마지막시즌 #종영

 

 

 

와스프 네트워크, Wasp Network

★★

 

이것은 영화인가 다큐인가

90년대 쿠바의 카스트로 정권에 대항하며 정권의 몰락을 꿈꾸던 이민자 조직과 같은 시기 쿠바 스파이들의 활약상을 담은 스파이 영화입니다.  그리고 수 년 동안 펼쳐진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합니다.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를 연출했고 퍼스널 쇼퍼로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던 올리비에 아사야스의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보고 나서의 느낌은 영화라기 보다는 실감나는 사실의 일부를 담은 다큐멘터리에 더 가까웠습니다.  영화적 재미, 즉 사실에 기반했지만 여기에 더해진 영화적 서사는 다소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사실에 기반한 이야기에 비쥬얼도 최대한 사실적으로 그려내었지만 각색된 내용은 긴장감이 없는 스파이 영화를 보는 듯 했습니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나 메시지도 전혀 정리되지 않았고요. 정리하면 연출이 너무 평범합니다.  또한 화려한 캐스팅으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앞서 얘기한 정리되지 않은 중심 메시지는 그 인물들에게 공감마저도 어렵게 만듭니다. 공감이란 영화에 있어 필수인데 그저 아 그렇구나. 아 그랬구나. 대단하네 라는 이런 느낌만을 준다면 그건 다큐나 마찬가지죠. 드라마틱한 사건이 있지만 그 정리는 너무 잘 이루어 지고, 갈등을 유도하지만 그 갈등 또한 셀프 아주 잘 정리됩니다. 시청자와의 줄다리기는 없고 혼자 다 하는 거죠.

와스프 네트워크. 망작은 아니지만 저는 추천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스파이에 대한, 혹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추천합니다.

#영화 #실화 #스파이 #쿠바 #미국 #캐스팅 #청불

 

 

 

Da 5 블러드, Da 5 Bloods

★★

故 채드윅 보스먼

이제는 고인이 된 채드윅 보스먼의 유작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 바로 이것 하나에 집중하는 감독인 스파이크 리.  Da 5 Blood는 블랙 클랜스맨으로 오스카상을 수상했었던 스파이크 리 감독의 후속작입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발생했던 흑인의 사망 사건과 시기가 겹치면서 아주 인상적인 타이밍에 공개가 되었습니다. 넷플릭스는 전혀 의도하지 않았는데 정말 타이밍을 놓고 보면 예술이었죠.

da 5 Blood는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었던 다섯명의 흑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서두에서도 얘기했듯이 인종차별을 그 바탕으로 합니다. 

전쟁이 끝난지 40년도 훌쩍넘은 지금.  네 명의 참전군인은 전쟁의 트라우마가 아직까지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베트남으로 돌아옵니다.  겉보기에는 여행처럼 보이지만 그들이 다시 돌아온 목적은 전쟁 당시 자신들의 지휘관이자 사망한 동료의 유골 수습과 다름아닌 당시 몰래 숨어 놓았던 보물들을 찾기 위함이었죠. 이들은 베트남에 도착하여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유골과 보물을 찾아서 떠나게 됩니다.    

영화의 시작은 마빈 게이의 음악이 부드럽게 흘러나오며 마치 신나는 로드 트립 영화를 연상케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잔인하고도 슬픈 내용들을 마구 쏟아냅니다. 그리고 우울하고도 모순적인 내용이 가득합니다.  전쟁의 영웅으로 미화된 모순. 미국 쪽 참전 군인 70퍼센트 이상은 백인이 아닌 흑인이었지만 아직까지도 차별받는다는 모순.  그리고 이 모든 건 미국의 제국주의과 백인 우월주의가 만들어낸 모순이라는 것까지. 인종차별과 전쟁이 낳은 비극적인 유산들을 아주 가감없이 보여줍니다. 약간의 유머 코드가 섞여있긴 하지만 그렇기에 자칫하면 잘못하면 성인들이 보기에도 많이 폭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영화입니다. 

da 5 블러드는 연출도 좋고 나름의 의미도 있는 추천작입니다.  하지만 몇몇 부분은 아시아인인 저에게 모두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아닌 아시아인에 대한 흑인들의 생각과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미국 때문입니다. 

스파이크 리 감독을 좋아하시거나 흑인 인종차별에 대한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만 추천합니다.

#영화 #흑인인종차별 #베트남전쟁 #스파이크리감독작 #씁쓸

 

 

 

설국열차 시즌1, Snow Piercer

★★☆

 

영화 설국열차의 리부팅 버전

설국열차는 혹독한 추위만이 남은 디스토피아 지구의 마지막 생존자들이 타고 있는 열차입니다. 이 열차 안은 작은 사회와도 같습니다. 그리고  1등급부터 3등급, 마지막 꼬리칸까지 계급이 철저하게 나뉘어져 있습니다. 설국열차는 이 열차 안 사람들의 이야기. 정확히는 꼬리 칸의 계급 투쟁부터 지배층이라고 할 수 있는 1등급 칸의 사람들까지 모두의 생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설국열차라고 한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바로 봉테일 감독의 2013년작인 영화 설국열차일겁니다. 그래서 만약 봉감독의 설국열차를 기대하고 이 드라마를 보신다면 어쩌면 실망하실지도 모릅니다. 물론 드라마 제작진에 봉준호란 이름이 보이지만 두 작품은 설정만 같을 뿐,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작품 속 시간적 배경도 다를 뿐더러 제작진들도 밝혔지만 드라마는 영화의 리부팅 버젼이기 때문이니다.

영화 설국열차가 꼬리칸에서 이루어지는 계급 투쟁과 그에 따른 혁명이 핵심 내용이었다면 드라마 설국열차는 서두에서도 얘기했지만 열차안 사람들의 계급의식부터 생존의식 그리고 정치질까지 세계관이 크게 확장되었습니다. 2시간 짜리 영화가 아닌 시즌제 드라마이기 때문에 투쟁만을 다루기엔 현실적으로도 힘들죠. 물론 드라마의 전개는 계급차에서 오는 불평등으로 시작되지만 영화에서는 자세한 알지 못했던 다양한 계급들과 열차 칸들의 모습을 접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는 궁금증도 풀리고 나쁘지 않았습니다. 제작비가 넉넉하지는 않은 건지 기대보다는 덜 나오지만요.

하지만 드라마는 아쉬운 면이 좀 있습니다. 스토리의 경우 울퉁불퉁하고 중심이 없습니다. 어디가 메인이고 어디가 서브인지 모호합니다. 아 이게 중심 스토리인가 하다보면 그건 서브였고 시간이 지나면 그건 그대로 버려집니다. 특정 계급의 단면을 보여주거나 드라마의 시작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지만 시즌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니 문제가 됩니다. 그리고 캐릭터들은 이상하게 감정이입이 안 됩니다. 앞서 얘기한 스토리의 경우는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개선되고 텐션도 올라가면서 다행인 반면 캐릭터들은 좋아질 기미가 잘 보이질 않습니다. 인물들이 겉돌아요. 캐릭터 구축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작품 속 인물이 아닌 현실 배우가 연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국열차는 제가 조심스레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조심스러운 이유는 아직 첫번째 시즌이고 시즌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2번째 시즌을 기대하기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시즌부터 약빨고 달릴지 아니면 열차가 탈선할지는 아직은 모르죠. 다만 영화와 같은 스타일을 기대하시는 분들이라면 강력하게 패스하시기를 권합니다.

#드라마 #영화와다름 #리부트개념 #넓어진세계관 #봉준호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