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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ge/오직 넷플릭스

비주류's Pick 넷플릭스 추천 가이드: 프라이빗 라이프 (Private Life)

비주류's Pick

로튼토마토, 메타크리틱, IMDb 고평점 영화만을 추천합니다.

메타크리틱: 83, IMDB: 7.3, 로튼토마토: 94%. 꼭 봐야할 넷플릭스 영화, 프라이빗 라이프 입니다..

 

어떤 여성이 속옷만 입은채 침대에 누워있습니다. 그리고 들리는 어느 남자의 목소리. 그들은 뭘 하려는 걸까요?

40대 부부이자 뉴요커인 레이첼과 리처드는 수년 동안 난임 치료나 입양을 통해서 자녀를 갖기 위해 노력 해왔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자녀를 갖는 건 마치 소용돌이와도 같아 보입니다. 

 

입양 상담을 위한 사회복지사가 그들의 집에 방문했을 때 여성의 질이 그려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그림을. 그들은 그대로 벽에 걸어둡니다.  어쩌면 섹스 외에는 할 수 없는 자신의 질을 그저 벽에 걸어둔 액자에 비유했던 자신을 향한 고문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레이첼은 책을 준비하지만 그녀가 진정 관심을 두고 건 입양 혹은 아이를 갖는 것입니다. 

 

영화의 오프닝 장면은 그 과정이 육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명확하고 자세하게 설명됩니다.  하지만 무거운 주제 위에 유머를 더하며 차분하게 호흡을 이어갑니다. 

 

부부는 건물에 있는 아이들이 할로윈 사탕을 얻으러 왔을 때 응답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후회하게됩니다.  
레이첼은 난임 치료에 필요한 호르몬제의 영향 때문에 감정이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칩니다.  그리고 그들의 관계는 그들이 원래 추구했었던 감정적, 그리고 육체적 연결을 잃어버리는 지점까지 진행됩니다. 이것은 난임 커플이 겪고 있을 문제 일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닌 우리 곁에서 어디선가 있을 분명한 현실이라는 것이죠.

레이첼과 리처드 부부는 의사에게 난자 기증을 권유하게 됩니다.  그리고 혼란에 빠지는 레이첼.  고민 끝에 그들은 난자 기증 웹사이트를 보며 기증자를 물색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도 순탄치는 않네요.

레이첼과 리처드의 조카인 25살 세이디입니다.  그녀는 부모와 자신의 꿈과 미래에 대해 서로 대립합니다. 그리고는 마치 자신의 인생에서 놓친 목적을 마침내 얻은 사람처럼 뉴욕으로 무조건 가겠다고 얘기를 합니다.

그렇게 세이디는 뉴욕에 사는 레이첼과 리처드 앞에 나타나게 됩니다.  레이첼과 리처드는 항상 세이디의 대리 부모와도 같았습니다.  그리고 작가를 꿈꾸는 세이디에게 은퇴한 연극 감독인 리처드는 아마도 선망의 대상이었지도 모릅니다.

레이첼과 리처드는 조카인 세이디가 어쩌면 자신들에게 최고의 난자 기증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고민을 하개 됩니다. 그리고는 자신들의 조카인 세이디에게 난자 기증을 제안합니다.

프라이빗 라이프'는 폴 지아마티와 캐서린 한, 케일리 카터가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입니다.  연출과 각본을 맡은 타마라 젠킨스는 2시간의 러닝 타임 동안 비교적 좁은 공간 안에서 캐릭터는 크게, 그리고 숨을 쉬는 듯 살아있는 장면들을 만드는 재주가 있었습니다.  새로운 삶의 가능성에 비춰지는 그들의 희망, 그리고 그 희망과 혹시모를 낙담 사이에 세이디 라는 한 줄기의 빛 .이 관대하며 우아한 드라마의 여정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혹시나 하는 우울한 감정이 들지 않도록 유머러스함도 잃지 않습니다. 난임이라는 큰 혼란 속의 유머는 이 영화 속에서 기적과도 같습니다.

레이철 역을 맡은 캐서린 한은 캐릭터를 난임이라는 아주 사적이고 우울한 여정이 가져오는 많은 불안감을 리렉스하며 완벽하게 연기합니다.  그녀의 배우자인 리처드역의 폴 지아마티는 할리우드와 인디 시네마를 오가며 인정받은 훌륭한 연기자이고, 단순히 연기를 잘 하는 것만이 아닌 ‘이런’ 연기는 지아마티이다 라고 할 정도로 캐릭터와 배우가 잘 어울렸습니다. 케일리 카터 (세이디분)는 신인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훌륭했습니다. 완벽한 캐릭터의 앙상블입니다.

영화가 관객에게 커다란 영향을 주는 것은 점점 더 어려운 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화려한 CG나 히어로 무비로 점철되는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즐비한 현재의 시장에서 이처럼  사회의 소수만이 알 수 있는 이야기는 극장이 아닌 텔레비전 드라마 정도의 가치가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하지만 프라이빗 라이프는 순간 순간이 매력적이고 서정적인 이미지와 기분 좋은 대화, 인생의 작은 부분이까지 거대하게 느껴지게 만듭니다.  그 어떤 블록버스터 보다도 몰입되는 영화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완벽하다고 보여지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프라이빗 라이프가 우리에게 하고자 하는 메시지와도 같았습니다.  레이첼과 리처드의 운명은 우리가 잘 상상할 수 있을 것 같았구요. 아직 안 보신 분들이라면 꼭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마음이 따듯해지고 미소가 머금게 되는 영화, 프라이빗 라이프였습니다.